Exhibition/Past

'지나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안녕하세요 :-)

  '어제' 라는 필명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설학영] 입니다. 먼저 전시에 와서 이 QR코드를 스캔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더불어 이렇게 멋진 공간에 제가 그린 작업들을 걸어 둘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키치' 회장님과 사장님(요정님)께도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일파스텔이라는 재료를 주로 사용해 작업을 하고 있구요, 많은 분들이 경험해 보신 적이 있는 '크레파스'라고 불리는 재료를 주로 사용합니다. '이게 오일파스텔이야?' 싶으시겠지만, 오일파스텔이랍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것들과 마주칩니다. 어쩌면 그것은 사람, 또는 풍경이나 사물일지도 모르죠. 그것들을 마주하며 분명 이전에는 본적 없음에도 불구하고 익숙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때론 수십, 수백번을 봐왔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본 듯한 이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우리가 아는 단어인 ‘데자뷰’와 ‘자메뷰’가 그 현상을 지칭하는 단어로써 사용되곤 하는데, 저는 그 중 익숙한 공간이나 사물이 낯설게 느껴지는 ‘자메뷰’적 순간을 포착해 기록합니다. 그 순간은 수 없이 지나다녔던 공간에 번진 그림자이기도 하고, 익숙하게 봐왔던 사물들이 본래와는 별개의 느낌을 가지는 순간이기도 하며 환경의 변화로 인해 정말 공간 자체가 바뀐 풍경이기도 한데요, 저는 그 순간의 그것들을 직접 담아 내기 위해 사생을 하기도 하고, 있는 그대로도 간직하기 위해 사진을 찍기도 하며 그 기록들을 곱씹으며 그림으로 재 기록하기도 합니다 . 그런 과정들을 통해 그려내는 것들은 분명 익숙한 것들이기 때문에, 우리에게서 스쳐 지나갔지만 관심있게 본적 없던 기억들과 연결되는 매개체로 작용되길 희망합니다. 저는 낯설게 느껴지는 ‘자메뷰’를 포착해 표현하지만, 여러분께서는 익숙한 것 (다만 자세히 관찰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왔던 것) 이라고 여겨지는 ‘데자뷰’를 느끼고 여러분의 기억 속 익숙한 공간과 소통하길 바라는 것은 어쩌면 아이러니한 바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지나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라는 제목을 걸었습니다. 무언가와 처음 마주했을 때 우리는 그것 (특정한 공간이나 사물, 더 넓게는 사람이나 동물같은 것들) 과 서로를 탐색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겪는데요, 어색함을 느끼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과정이 지나 그것에 대해 익숙해 졌을 때 우리는 비로소 '낯섦'을 발견 할 수 있게 됩니다. 제가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들은, 이전에는 그러지 않았던 것들이에요. 그러나 영원히 그렇게 있는 것이 아니라, 찰나 동안 낯설게 보였던 것들 말이에요. 잠깐 동안이지만 주변의 영향 ( 날씨나 감정의 변화 같은 것들) 으로 인해 바뀐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순간을 간직하고 싶어져요. 그런 이유에서 저는 그림을 그리고 있고, 이번 전시의 제목을 '지나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라고 지었어요. 

자.. 그러면 이제 전시되어 있는 그림들을 간단히 소개하도록 할게요 :-)
관람 순서는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오른쪽으로 관람해주시면 됩니다.

키치에 들어와서 주문은 하셨겠죠-? 주문을 마치셨다면 주문대를 바라보고 오른쪽 아래를 한번 보시겠어요?

 

[너가 왜 거기서 나와? 50.0cm x 50.0cm oil pastel on paper 2020]

 

  보셨나요? 제 작업은 어려운 그림들이 아니예요. 언젠가 한번 봤을 법한, 그러나 관심있게 본적 없었던 것들에 대해서 작업을 하고 있으니 여러분은 기억속에 이랬던 순간이 있었나 한번 떠올려 보시면 됩니다 ;-) 
(그 위쪽에는 페브릭 포스터들이 걸려있어요. 마음에 드시면 구매..하...셔도...좋습니다..)

그리고 그 옆을 보시면 제가 키치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간, 길쭉한 창문이 보이실거에요. 그 위에 또 제 작업들을 걸어뒀어요.

 

왼쪽부터
[그날의 느낌 60.5cm x 50.5cm oil pastel on wood pannel 2018]

[파란흐름 60.5cm x 50.5cm oil pastel on wood pannel 2018]
[앞이 아니라 60.5cm x 50.5cm oil pastel on wood pannel 2018]


  이 세 그림들은 제가 오일파스텔로 작업을 해야겠다 결심하고 초반에 그렸던 작업들이에요. 이 작품들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림을 계속 해야하나 고민하던 때에 저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어요.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는 그림들이랍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넘어가 보자면...

 

1.[ 다른이의 시선 I 50.0cm x 26.0cm oil pastel on paper 2019]
2. [스며드는 시간 32.0cm x 32.0cm oil pastel on paper 2019]
3.[ 뜨거운 날의 쉼 31.8cm x 40.9cm oil pastel on paper 2020]
4.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50.0cm x 100.0cm oil pastel on paper 2020]
5. [미니스톱 보고 있나 마! 26.0cm x 50.0cm oil pastel on paper 2019]
6. [나무랄데 없는 3분할 나무 21.8cm x 122.7cm oil pastel on paper 2020]
7. [이쪽입니다 27.0cm x 32.0cm oil pastel on paper 2019]
8. [정수기는 왜 31.8cm x 40.9cm oil pastel on paper 2020]
9. [타일s 32.0cm x 32.0cm oil pastel, color pencils on paper 2019]
10. [다른이의 시선 II  42.0cm x  29.7cm oil pastel on paper 2020 ]

[ 스며든 빛 91.0cm x 116.8cm oil pastel on paper 2020 ]

 

그리고 그 옆에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인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답니다. 저는 이 영화를 힘들고 지칠 때 마다 찾아봐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의심되고 마음이 흔들릴 때 이 영화를 보면, 앞으로 다가올 상상같은 일들을 기대 할 수 있게 돼요. 혹 여러분들이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꼭꼭 챙겨보세요, 두번 보세요. 여러분들이 삶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힘든순간에 분명 힘이 되어 줄 거에요 :-)

 

왼쪽에서부터
[ 그림자는 주차해도 되죠? 29.7cm x 42.0cm oil pastel on paper 2019]
[ 창문과 빛 29.7cm x 42.0cm oil pastel on paper 2019 ]
[그림자는 거짓말을 안하더라고, 내가 그랬지 29.7cm x 42.0cm oil pastel on paper 2019]
[마음이 편한 드로잉 29.7cm x 42.0cm oil pastel on paper 2019]
[계단 아래로 29.7cm x 42.0cm oil pastel on paer 2019]

[다른이의 시선 III 42.0cm x 29.7cm oil pastel on paper 2020]
[다른이의 시선 IV 42.0cm x 29.7cm oil pastel on paper 2020]

 

  조금 더 눈을 돌리면, 일렬로 그림들이 펼쳐져 있을 거에요. 저는 A3사이즈의 종이에 작업하는 것을 좋아해요. 갑자기 그리고 싶은게 생겨서 바로 그림을 그리게 되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A3사이즈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저는 제목을 지을 때 그 순간과 마주쳤을 때의 제 생각들을 적는 편이에요. 문장을 적고 싶을 때도 있고, 재밌는 단어들의 조합이랄까요. 

 

[지나간 파랑 72.7cm x 90.9cm oil pastel on paper 2018]
[누군가의 시선 V 42.0cm x  29.7cm oil pastel on paper 2020]

 

  [ 지나간 파랑 ]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 중 하나에요. 시원한 듯 하면서도 빛 때문에 따뜻하게 느껴지고, 쓸쓸함 또한 느껴지는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저는 저 뿐만 아니라 종종 타인의 시선도 담곤 한답니다. 아래에 제가 좋아하는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링크해두도록 할게요. 따뜻하고 기분좋은 사진작업들을 하시는 분들인데, 저도 많은 영감을 받곤 한답니다. 

 

[ 비록 힘들겠지만 I,II,III,IV 116.8 cm x 91.0cm, 40.9cm x 60.6cm oil pastel on paper 2020 ]
[ 불 붙이기 전을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I, II 31.8cm x 40.9cm oil pastel on paper 2020 ]

 

 자 이제, 정말 마지막 이야기네요. 가장 최근에 그렸던 작업들이에요. 제가 지금 가장 애착이 가는 그림들이구요. 왼쪽 파란색 그림들은 시리즈로 만들었는데요, 혹시 무엇을 그렸는지 아시겠나요?

 [비록 힘들겠지만]이라는 그림 속의 공간은 이번 '코로나19'바이러스때문에 여기저기 설치되었던 파란색 천막입니다. 그 천막아래를 지나가고, 잠깐 머물렀다가 지나가고를 반복하다 제가 '자메뷰'를 느꼈던 그림자를 그려내고자 했습니다. 천막 위를 덮은 파아란 나무의 그림자가 제게는 퍽 아름다워 보여서, 저는 이 공간이 분명 행복한 공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눈에 담고싶어 한참 바라볼 수 밖에 없었거든요. 파란 천막을 바라보고 있을 때의 이질적인 감정에서 저는 아이러니함을 느꼈습니다. '내가 이 조심스럽고 불가피하고 통제되어있는 이 공간을 아름답다고 느껴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과 '아름답다고 느끼는 감정은 자연스러운거야'라는 생각이 교차해서 느껴졌습니다. 그런 감정들이 섞인 물음에 저는 혼란스러움을 겪었어요. 그래서 그 때 그런 감정을 가졌던 공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그림을 그려 다시 되새겨봐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옆의 [불 붙이기 전을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강릉에 놀러갔을때 밤 바다를 보며 폭죽에 불을 붙이다가 들었던 생각이에요. 과연 우리가 인상적이었다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그러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야하고, 어쩌면 결과보다 더 멋진 과정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그 과정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그림으로 옮겨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여기까지 제가 걸어놓은 작업들을 감상하셨는데, 어떠셨나요? 익숙한 느낌들을 받으셨나요? 여러분의 일상 속에서 다시 제가 그림으로 옮겼던 순간들과 직접 마주할 때 스쳐 지나갔던 제 그림들을 떠올려 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리구요. 

마지막으로...
제..굿즈들...
관심있으시면...한번 만져보세요.....

굿즈 가격

엽서 낱장 1.0 [종류별로 마스킹 테이프로 표시해뒀어요. 확인해보시고 마음에 드시는 걸로 사가세요]
엽서 세트 15.0 [30종류 입니다 낱개로 사면 30000원인데..15000원이라구요]
페브릭 포스터 5.0 [고양이 위에 걸려있답니다 :-) ]
종이 포스터 5.0 [굿즈 왼쪽편에 사다리 위에 종류가 나열되어 있어요 확인해주세요 :-) ]

명함 0.0 [명함은 공짜니 얼마든 가져가셔요...!]

더불어 그림 원화 판매는 제 명함으로 직접 연락 주시거나 사장님께 문의하시면 됩니다. 찾아와 주심에 감사드리고, 제 긴글 읽어 주심에 감사드려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셔요!  

 

 

 

설학영 SOLO EXHIBITION
'지나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yes___terday
@_kitsch_suyu
◾2020.09.19 - 10.04
◾강북구 수유동 173-15 1층 카페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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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내려보신 당신은...멋쟁이...별건 아니구...엽서 3장 드릴게요. 사장님께 말씀해주세요.
과연 얼마나 많은 분이 여기까지 내려보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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